제목 토양의 양이온교환능력은 클 수록 좋은 것인가?
글쓴이 홍종운 날짜 2010-05-01 조회 80
첨부파일  



토양은 양이온교환능력을 갖는다. 점토와 부식의 표면이 음전기를 띠기 때문이다. 점토나 부식의 표면이 음전기를 띠는 이유는 잘 알려져 왔다. 즉 동형격자치환, 점토나 부식격자의 절단, 점토나 부식의 표면에 노출된 수산기(OH기)의 해리(수소이온의 방출) 같은 게 점토나 부식의 표면이 음전기를 띠는 이유다.

대학에서 토양학을 배울 때 점토와 부식의 표면이 음전기를 띤다는 사실이 매우 놀라웠다. 그 특성 때문에 토양에 들어 있는 칼슘, 마그네슘, 칼륨 같은 이온들이 비가 올 때에 물이 토층을 지나 지하로 이동하더라도 물에 씻겨 나가지 않는다는 설명을 들었을 때 토양의 능력에 대해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그러데 대표적인 점토광물의 CEC가 현저히 다르며 (Kaolinite
학교를 마치고 농촌진흥청의, 식물환경연구소가 FAO/UNDP와 공동으로 추진하던 한국토양비옥도사업기구(Un Korea Soil Fertility Project: UNKSOF)에서 토양화학자로 일 하던 때, 나는 매우 많은 우리나라 농가포장에서 떠온 토양시료에 대한 화학분석을 하면서 실제로 우리나라 토양의 평균 CEC는 논의 경우 11 me/100g---지금 쓰는 단위로는 11 cmol+/kg), 밭의 경우는 10 me/100g이었음을 알게 됐다.

그 때는 우리나라 토양의 CEC가 그 정도인 것은 우리나라 토양의 주 점토광물이 kaolinite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면서 아쉽게 여겼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토양의 주 점토광물이 Montmorillonite였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토양의 CEC는 크면 클수록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 때문에 그랬다. 뒤에 그 생각을 옳지 않음을 알게 됐다.

우리나라 토양의 CEC 평균치는 일본 토양의 평균치(16 me/100 g)보다 훨씬 낮다는 사실도 아쉽게 느껴졌었다.

1970년대에 필리핀에 있는 국제미작연구소에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자주 다니면서 관찰한 것이 있었다. 국제미작연구소의 시험 포장은 쟁기질을 하기 위해 물소가 들어 갈 경우, 소의 배가 논 표면에 닿을 정도로 땅이 질었다. 그 젖은 흙이 구두에 묻어 마르면 물로 푹 적시기 전에는 떼어낼 수 없었다. 그 흙은 젖으면 부피가 몇 크게 느는 것 같았다. 그런데 그 흙의 주점토광물이 바로 Montmorillonite였다. 우리나라 토양의 주 점토광물이 Montmorillonite가 아닌 게 참 다행이라고 생각됐다. Montmorillonite는 전형적인 팽창형 점토광물이라 그런 단점이 있었다. 대체로 우리는 CEC 같은 좋은 특징 같은 것은 크면 클수록 좋은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런 예의 하나가 토양의 뮤기물 함량이다. 토양의 유기물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래서 토양의 유기물 함량은 높오면 높은 것으로 여기게 된다. 조흔 것은 다다익선이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사고는 합리적이지 않다. 경제학에서 한계효용설이라는 게 있다. 좋은 것이라고 해서 많을 수록 좋는 건 아님을 이야기하는 설이다. 더운 날 땀이 많이 날만큼 일 한 뒤에 마시는 맥주의 시원함은 첫잔을 마셨을 대 가장 크고, 마시는 회수가 늘수록 그 시원함은 점점 줄어든다는 뜻이다.

사실은 xhdiddml CEC도 유기물 함량도 다다익선은 아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장점만 갖는 것도 드물고 단점만 갖는 것도 드물다는 걸 알게 됐다. 주 점토광물이 kaolinite인 경우 작업성이 매우 좋은 편이다. kaolinitㄷ는 물에 젖어도 팽창하지 않는 반면 Montmorillonite는 물에 젖으면 크게 팽창한다. 그래서 Montmorillonite가 많이 들어 있는 흙으로 된포장의 경우 비가 온 뒤 얼른 들어가 일을 할 수 없고 흙이 너무 마른 뒤에는 흙이 매우 딱딱해져서 작업을 할 수 없다{이 사실은 인도 하이드라바드에 있는 ICRISAT(국제반건조열대작물연구소) 포장에서 관찰했다}. 그 시험포장에는 버티솔(Vertisol) 토양이 많았는데 그 토양을 밭으로 쓸 경우, 비가 조금만 와도 밭에 트럭타가 들어갈 수 없었고 비가 온지 오래 된 뒤에 밭에 들어가 제초작업 같은 걸 하려하면 흙이 매우 단단해져 어려움이 컸다.

우리나라 밭은 비가 온 뒤에도 바로 들어가 일을 할 수 있고 땅이 말랐을 때에도 일하기가 비교적 수월하다. 우리나라 토양의 주 점토광물이 kaolinite이기 때문에 이런 좋은 점을 갖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우리나라에서 한 때 우리 연구자들이 CEC가 크다면서 벤토나이트와 제올라이트 같은 걸 써서 농토의 CEC를 높여보려 시도했던 적이 있었다. 사질 논의 경우 다소 효과가 있었든 것으로 보고되었지만 널리 추천할만한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설령 그런 것을 쓰는 것이 다소 효과가 있다고 해도 그 효과가 그런 걸 파내고 분쇄하고 운반하고 논에 뿌려 주는 데에 따르는 재정적, 시간적, 환경적 비용을 덮을 만한 것인지를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예전에는 어떤 것의 효과를 따질 때, 특히 시간적 환경적 비용을 감안하지 않았었다. 인건비가 지금보다 훨씬 저렴(低廉)했고 환경교란에 대한 의식도 높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제 나는 흙의 CEC란 것의 의미를 실용적인 면에서 생각해본다. 농사를 짓는 데에 있어서 CEC는 클수록 좋은 것인가? 아닌 것 갔다. 흙의 CEC는 우리나라 농지의 흙이 갖는 정도면 대체로 무난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농지에서 질소비료를 적절히 주면 작물의 수량이 현저히 높아진다. 이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나라 대부분의 농지에서는 작물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질소가 작물 수량을 제한하는 최소 제한 요인임을 뜻한다{잘 알려진 최소율(最小律) 또는 최소양분율(最小養分律)에 따르면 그렇다}. 이런 예도 들 수 있다. 사양토에는 점토가 사양토에 비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에 식양토의 CEC는 사양토의 CEC보다 크다. 그런데 식양토로 된 논의 쌀 수량이 사양토로 된 논의 쌀 수량보다 반드시 더 높지 않다. 사실은 사양토의 쌀 수량이 다른 토성을 갖는 토양의 쌀 수량에 밑돌지 않는다. 식양토의 경우에는 물 빠짐이 더뎌 관개수가 덜 들어가게 되고 그에 따라 관개수가 공급하는 양분이 덜 공급되는 것도 한 원인이다.

나는 점토나 부식의 의미를 반드시 토양의 CEC와만 관련지어 생각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더 중요한 것은 토양의 비표면적(比表面的)과 관련지어 생각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점토나 부식은 입자의 크기가 매우 작기 때문에 비표면적이 매우 크다. 비표면적이 커지면 같은 질량이 갖는 물질의 표면적이 커지는 것이고, 물은 물질의 표면에 묻는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어떤 물질의 비표면적이 커지면 더 많은 물을 간직할 수 있게 된다. 사실은 흙에 들어 있는 점토와 부식이 갖는 의미는 토양이 물을 잘 간직할 수 있다는 측면의 의미가 매우 크다. 따라서 점토와 부식이 갖는 농경학적 의미는 토양의 비표면적을 크게 한다는 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케오올리나이트와 몬모릴로나이트의 비표면적: 3-30 m2/g 및 600-800 m2/g)

점토와 부식은 다른 중요한 의미도 지닌다. 점토와 부식은 떼 알 구조를 만드는 걸 돕는다는 데에도 큰 의미가 있다. 떼 알 구조가 생기면 토양 중에 크기가 다른 틈새(공극: 空隙)가 생기는데 작은 공극에는 물이, 큰 공극에는 공기가 저장된다. 이것은 특히 밭의 경우에 작물생육과 밀접한 간계를 갖는다.

내가 이제까지 관찰해온 바로는 농토의 CEC는 클수록 좋은 것은 아닌 것 같다. 따라서 토양의 CEC를 높이기 위해 벤토나이트나 제올라이트 같은 걸 써서 토양을 개량하려는 것은 그리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