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토양학을 공부했다고 토양만 알아야 하는 건 아닐 것이다.
글쓴이 홍종운 날짜 2010-04-25 조회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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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든 강의를 하러 가면 나를 토양학자라고 소개한다. 내가 겪어온 이력에 토양과 관련된 부분이 많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겠지만 그렇게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나는 토양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배워 오긴 했다. 그러나 나는 토양학을 위한 토양학에 매이지는 않았다. 나는 토양과 농사, 즉 토양과 작물 생장과의 관계에 대한 것을 이해하려 해왔다. 지금은 토양과 사람까지를 포함하는 생태계와의 관계, 토양과 사회와의 관계 같은 것에 대해서도 이해하려 하게 됐다. 그래서 배울 게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다른 분야에 대해 공부해오는 이들도 공부를 오래 하다보면 알고 싶은 것이 많아져 처음 시작했던 전공분야에 관계없이 폭넓은 연구자로 탈바꿈 할 것이다.

학문이라는, 인생이라는, 높은 산을 어떤 쪽으로 오르기 시작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높이 오르면 결국 같은 정상에서 만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달리 생각해보자. 학문이라는, 인생이라는, 넓은 바다를 향해 어디에서 출발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어떤 산골짜기에서 출발하더라도 물의 속성에 따라 아래로, 아래로 흐르다 보면 결국 같은 바다에 이를 것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