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음식 가하게 차려 남겨서 버릴 때는 이미 지났다.
글쓴이 홍종운 날짜 2016-03-02 조회 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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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수 있는 음식을 남겨서 버리는 일은 어떤 명분 때문에도 허용돼서는 안 될 것이다.

내가 어떤 모임에 가서 점심을 어떤 성업(盛業) 중이라는 농가 맛 집에서 먹은 적이 있었다. 손님들이 매우 많았다. 그 농가 맛 집의 특징은 음식이 푸짐한 것이라 했다. 과연 듣던 대로 음식이 푸짐 했다. 두어 끼 굶은 이도 그 음식을 다 먹을 수 없을 정도였다. 우리 앞에 음식을 먹은 이들은 차린 음식의 1/3 정도는 남기고 떠났다. 그런데 앞에 음식을 먹은 이들이 남긴 음식을 잔반통에 주저 없이 버리면서도 뒤 손님들에게도 음식을 과하게 차려내고 있었다. 거의 기계적으로.... 참 한심하게 보였다.

내가 해외의 한 연구소에서 일하던 때, 일본 교또(京都)에서 온 전문가와 함께 일한 적이 있었다. 그분의 가족도 함께 왔다 교또 사람들은 다른 지방 사람들과 달리 예절이 남다르단다. 어떤 이더러 한번 우리 집에 오셔서 식사라도 같이 하자는 말을 했을 때 첫 마디에 초대에 응하면 결례란다. 적어도 세 번 쯤 초대됐을 때에야 초대에 응하는 게 관행이란다. 그런 그 집에 다른 일본 사람들과 함께 저녁 식사에 초대된 적이 있었다.

식탁은 넓지 않은데 초대된 손님들이 많았다. 그래서 손님들은 적당한 자리에 앉게 됐고... 식사는 뷔페식으로 진행됐다. 각자 적절히 자리를 잡으니 깨끗한 도시락을 하나씩 돌렸다. 뚜껑을 열어보니 정갈한 음식이 매우 조금씩 담겨있었다. 일본 사람들은 음식을 매우 조금씩 먹나보다 생각하며 그 음식을 다 먹었다. 그러자 그 댁 주부가 “지금 맛보신 음식들이 오늘 저녁에 저희가 차린 음식들입이다. 이제 맛을 보셨으니 입에 맞는 음식을 골라, 드시고 싶은 만큼 드십시오.” 했다. 손님들 모두 저녁식사를 잘 해다. 반주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면서... 그러나 음식은 쌀 한 톨도 남기지 않았다.

중국 가정에 초대되면 큰 식탁에 앉게 되는데 12 명이 한 식탁에 앉게 된다. 대개 12 가지 음식이 큰 접시 하나에 담겨 차례차례 한 가지씩 나온다. 그런데 한 접시의 음식이 다 떨어지지 않으면 다음 음식이 나오지 않는다. 중국사람들은 그걸 다 알기 때문에 음식을 적절한 속도로 비운다. 그래야 다음에 어떤 음식이 나올지를 알기 때문이다. 이 경우 역시 음식이 남지 않는다. 물론 버리는 음시도 없고.... 중국 사람들은 그런 파티 때에는 떠들썩하고 슬도 적지 않게 마신다. 그래도 음식과 술을 남겨서 버지는 않는다.

이런 거 배우면 안될까? 한식 세계화 이야기 그만하고. 세계 도처에 고유의 음식들이 있는데 왜 한식을 세계화해야 할까? 한식을 과학화 해서 다른 이들이 그걸 본받게 하면 어떨까? 우리, 예전처럼 굶주리지 않고 있다. 이제는 푸짐한 음식이 미덕일 수 없을 것이다. 음식 먹은 뒷자리가 깨끗해야 하지 않을까? 친환경이란 말은 혀에 달고 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