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부대찌개의 내력
글쓴이 홍종운 날짜 2015-09-15 조회 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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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차려주는 음식을 먹기만 해온 편이라 어떤 식단(食單)의 소종래(所從來)같은 건 정확히는 모른다. 그래도 한 가지 식단에 대해서는 그 소종래를 짐작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에는 전문 식당이 생길만큼 인기가 있는 부대(部隊)찌개라는 음식이 그것이다. 부대찌개의 탄생의 사연은 슬프다. 물론 꼭 슬프기만 한 건 아닐 수 있다. 난관을 구복하려는 우리의 굳은 의지의 면모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전쟁 후의 상처를 아무리던 때 우리의 삶은 풍족하지는 않았다. 어떤 기준으로 따지더라도....

미군부대가 서울과 시골 곳곳에 있었다. 부대에는 무기를 비롯한 여러 가지 장비들도 있었지만 그걸 활용할 인력이 반드시 있기 마련이었다. 사람이 있으면 음식도 있기 마련이었다. 음식을 먹다보면 남긴 음식도 있기 마련이었다. 남겨진 음식은 대개 재활용되지 않고 버려지기 마련이다.

그 버려진 음식에는 아직도 먹을 만한 게 들어있기 마련이다. 그게 부대 주변의 시장에서 먹을거리로 팔리기까지 했다. 그 때 그 음식에 붙여진 속명(俗名)이 꿀꿀이죽이었다. 한글에 조예(造詣)가 깊은 분이 지은 이름 같다. 그때에는 저명한 학자도 초야(草野)에 묻혀 있기 일수였으니 분명히 꿀꿀이 죽이란 이름은 한글에 조예가 남다른 부이 지었음에 틀림 없어보인다. 대체로 음식은 여러 가지 식재료가 섞인 게 맛이 좋은 법이라 꿀꿀이 죽도 그 이름과는 달리 맛이 좋았던 게다. 나는 먹어보지 못했지만.... 교복을 입은 학생 신분에 시장바닥에서 그걸 먹는 건 좀 무엇하기도 했지만 외식을 할 수 있을 정도 재정 상태가 좋지 않기도 해서...

그 맛이 좋은 걸 어떻게 알게 됐는가? 들은 이야기이지만... 어떤 날 부대의 높은 분이 부대 주변을 시찰 했단다. 그러다가 꿀꿀이죽과 조우(遭遇)했단다. “Whats that?" 설명을 듣고 호기심이 발동해 맛을 봤단다. ”Its pretty good." 하고는 부대에 돌아가 전 부대에 명을 내렸단다. “향후에는 음식은 남기되 남긴 음식에 이쑤시게와 다배 꽁초, 깨진 그릇, 총탄, 수류탄 놔관 같은 건 절대 버리지 말 것“ 사람들을 위한 배려였던 게다.

그런 소종래를 가진 그 음식이 진화(進化)한 게 부대찌개다. 그 내용이 화려하게 변신을 거듭해왔다.. 어묵, 떡복기용 떡, 소시지, 당근을 비롯한 끓여 먹을 수 있는 버섯류와 채소들, 사리용 라면 등등....이제는 부대찌개가 어엿한 이 시대의 식단이 됐다. 그러나 그 뿌리에는 어렵던 시절의 우리의 애환(哀歡)이 묻어 있다. 혹시 내가 잘 못 짚었나? 전문가가 아니니 그럴 수도 있을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