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우연히 알게 된 일 배추밭에 질소비료 잘 주기
글쓴이 홍종운 날짜 2015-07-25 조회 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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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알게 된 일:
나는 사람들에게 아마도 흙에 대해 공부한 사람으로 알려졌을지 모른다. 그러니까 다른 건 아는 게 없을 거라고 여겨질지 모른다. 나는 사실은 흙에 대해서 썩 많이 아는 게 없다. 그렇지만 더러는 전공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도 좀 알게 되는 수도 있는 것 같다. 그런 걸 우연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른다. 내가 우연히 알게 된 이야기를 하나 소개한다. 아마 10여 년 저이었을 거다. 안성에 있는 작은 밭에 배추를 심은 적이 있었다. 밭이 집에서 가깝지 않은 데에 있다 보니 배추를 자주 살필 수 없었다.

밭의 흙은 양토 정도이고 밭은 낮은 언덕위에 있었다. 배추는 8월 15일에 심었다. 그해 늦여름에 비가 자주 온 편이었다. 배추를 심을 때 적당량의 요소비료를 주었다.

9 월 15 일에 배추밭에 가 보았다. 배추가 그다지 실해보이지 않았다. 그 동안 비가 자주 왔으니 배추를 심을 때에 준 비료는 자주 온 비로 씻겨 나가고 질소가 부족할 거라고 짐작됐다. 웃거름을 주는 게 좋을 거라고 여겨져 이웃집에 맡겨두었던 비료를 가져왔다. 비료를 얼마쯤 주어야 할지 얼른 정할 수 없어 비료를 주기 전에 다시 생각해보기로 했다. 우선 흙에 질산태질소가 얼마나 남이 있는지를 검정해보았다. 예상대로 흙에 질산태 질소는 거의 없었다. 웃거름을 주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배추 잎의 질산태 질소도 검정해보았다. 흙에 질산태질소가 없더라도 배추가 이미 흡수한 질소가 넉넉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랬다. 식물도 생물인데 앞날을 대비해서 흙에 이용하기 쉬운 질소가 넉넉히 있을 때 흡수해서 저장해둘 수도 있을 거라고 짐작되어 그랬다.

아닌 게 아니라 그랬다. 잎에 질산태질소가 3500 ppm 정도였다. 그 정도면 부족한 건 아니었다. 배추 잎의 색도 여리지 않고. 웃거름 주기를 보류했다. 그 대신 배추 잎의 질산태질소를 몇 차례 더 살피기로 했다. 10 월 15일, 2500 ppm, 수화하던 날(11 월 15 일)은 1500ppm 이었다. 수확하던 날의 배추 잎은 그다지 굶주린 배추 같지 않았다.

그 배추로 김장을 했다. 그해 겨울에 집에 와서 함께 밥을 먹던 아들, 손녀들, 사위, 외손자 들아 모두 김치를 맛있게 먹었다. 사위가 인사치례를 했다. 김치가 매우 맛이 좋다고... 흡족한 아내 왈 “양념에 광천 멸치젓을 넣었더니 그랬나봐.” 했다. 내는 속으로 생각했다. “...언제는 광천 멸치젓 안 썼나? 배추가 좋았던 게야.”

그 뒤에 나는 김장때면 농산물 시장에 나가 배추 잎의 질산태질소를 검정해 보았다. 더러 농가에 가서도 그랬다. 보통은 5,000 ppm, 많은 건 8,000 ppm 가장 높게 검정된 건 10,000 ppm인 것도 있었다. 시중의 식당에서 식사를 할 때 김치를 먹어보면 그해에 우리 집에서 먹던 김치 맛은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었다. 내가 어렸을 때 먹었던 김치 맛과는 판이하다. 배추가 모두 일본식 씨름(스모)선수들의 몸통만하니 아니 그럴 수 있을까? 배추는 아담하게 키우고 웃거름은 배추 잎의 색이 너무 연해 보일 때나 주는 게 좋을 게다 (배추 잎의 질산태질소를 검정해서 정하면 더 좋고). 특히 조심할 건 질소가 더디게 우러나오는 거름은 많이 주는 건 피하는 게 좋을 거다.

김치공화국의 김치 맛이 이래서야 말이 되겠는가? 식당마다 다르고 갈 때마다 다르고..

광주 쪽에 김치를 잘 담는 업체가 있다기에 찾아가보려고 우선 배추재배 쪽에 관심을 갖는 분이 있는지를 알아보았다. 그런 분은 안계시다고 했다. 찾아갈 생각이 없어졌다.

내가 대학원에 다니던 김치에 대해 공부하시던 연구생이 한 분 계셨는데 주로 발효 쪽을 공부하시는 것 같았다. 김치는 발효식품이니 그쪽에 대해 연구하는 게 당연하겠지만 맛없는 배추에 양념을 잘해서 발효를 잘 시킨들 김치가 제 맛이 날까? 품질 나쁜 쌀로 맛있는 밥을 지을 수 있을까? 쌀의 경우에는 품종이 밥맛을 크게 좌우하겠지만 배추나 무 같은 건 재배방법에 따라 맛이 좌우될 수 있을 게다.

김치 더 맛있게 담가 배추 한포기로 담근 김치를 미화 100-200$ 쯤에 수출 할 수 있지 않을까? 그 때에 중요한 건 맛있는 배추와 무일 게다. 내 생각에는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 같다.